앞집 명녀 “ (明女)는 도로 왔다지요.” “저의 아버지가 함경도까지 찾아 가서 데려오느라고 또 빚이 무척 졌다우.” “원 망할 계집애도…… 동백기름 값도 못 벌 년이지, 그게 무슨 기생이야. 해마다 몇 차례씩 괜히 왔다 갔다 지랄발광만 하니…….” “이번엔 그 데리고 갔던 절네 마누라가 너무 흉칙스러워서 그랬답니다. 같이 간 점순이 와 모두 되국놈한테로 팔아먹을 작정이었더래.” “저런…….” “그래 명녀 아버지가 찾아가니까 벌써 점순이는 어따가 팔아 버리고 절네 마누라는 어디로 뺑소니를 쳤더라는데…….” “저런, 세상에 몹쓸 년이 있나. 고 어린 것을……. 그래 저이 아버지는 그 소릴 듣고도 가만히 앉아만 있나?” “그럼 가만히 앉았지 어떡허우, 더구나 그 해보가…….” “하긴 멀쩡하
게 마누라를 뺏기고도 말 한 마디 못하고 됩데 그 집으로 어슬러어슬렁 밥이나 얻어 먹으러 다니는 위인이니까…….”
한국의 시인. 호는 노작(露雀). 경기도 용인 출신으로 휘문의숙에서 수학하였다. 민족주의적 시각을 가진 낭만파 시인으로 평가된다. 일제 강점기 후반에 많은 시인들이 친일 시를 발표하였으나, 홍사용은 친일 시를 남기지 않았다.
1922년 1월 창간된 문예 동인지 《백조》(白潮)의 동인으로 활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