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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근해

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동해안의 마지막 항구를 떠나 북으로 북으로! 밤을 새우고 날을 지나니 바다는 더욱 푸르다. 하늘은 차고 수평선은 멀고. 뱃전을 물어뜯는 파도의 흰 이빨을 차면서 배는 비장한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마스트 위에 깃발이 높이 날리고 연기가 찬바람에 갈기갈기 찢겨 날린다. 두만강 넓은 하구를 건너 국경선을 넘어서니 노령 연해의 연봉이 바라보인다―하얗게 눈을 쓰고 북국 석양에 우뚝우뚝 빛나는 금자색 연봉이. 저물어 가는 갑판 위는 고요하다. 살롱에서 술타령하는 일등 선객들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새어 나올 뿐이요. 그 외에는 인기척조차 없다.
이효석의 단편소설이다.

동해안의 마지막 항구를 떠나 북으로 북으로! 밤을 새우고 날을 지나니 바다는 더욱 푸르다.

하늘은 차고 수평선은 멀고.

뱃전을 물어뜯는 파도의 흰 이빨을 차면서 배는 비장한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마스트 위에 깃발이 높이 날리고 연기가 찬바람에 갈기갈기 찢겨 날린다.

두만강 넓은 하구를 건너 국경선을 넘어서니 노령 연해의 연봉이 바라보인다―하얗게 눈을 쓰고 북국 석양에 우뚝우뚝 빛나는 금자색 연봉이.

저물어 가는 갑판 위는 고요하다.

살롱에서 술타령하는 일등 선객들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새어 나올 뿐이요. 그 외에는 인기척조차 없다.
저자 : 이효석
호는 가산(可山), 필명은 아세아(亞細亞). 1907년 2월 23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 출생.
1920년 경성제일고보에 입학하여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체홉 등의 러시아 소설을 탐독하면서 1년 선배인 유진오와 교우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0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34년부터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펼치다가 1942년 5월 25일 사망했다. 경성제대 재학중이던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다. 등단 직후 한동안 동반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우」(1929), 「깨뜨려지는 홍등」(1930), 「노령근해」(1930), 「북국사신」(1930), 「마작철학」(1930)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 작품들은 이른바 제3기 프로문학의 성격을 띠는 것으로, 프롤레타리아의 이익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 있으면서도 기교면에서의 열등성을 극복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프로문학의 전반적인 퇴조와 함께 그는 1933년 이무영‧유치진‧정지용‧이상‧김기림‧이태준 등과 순수문학을 표방한 구인회를 결성한 것을 계기로 새로운 작품세계를 추구한다. 즉 「돈(豚)」(1933)을 분수령으로 하여 그는 경향성을 버리고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에로티시즘의 세계로 몰입하게 된다. 「돈」에서 작가는 식이의 애욕과 돼지의 그것이 동일선상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거니와, 이같은 경향의 작품에는 「분녀」(1936), 「산」(1936), 「들」(1936), 「메밀꽃 필 무렵」(1936), 「석류」(1936), 「화분」(193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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