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지도의 암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상문학의 발아점으로 간주되기에 손색이 엇다. 우선 독자의 기대지평을 훌쩍 넘어서는 이상문학 특유의 난해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구문론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문장을 구사하고 정상적 문법을 교란하며 근원적 차원에서 기존의 문법체계에 이의를 제기한다. 또 지나친 비약을 내장한 비유는 기표와 기의 사이에 일대일 대응관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해석의 다의성을 낳는다. 그것은 기존의 문학적 관례와 담련의 질서에 위배되는 특이하고 이질적인 서사의 구성방식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지도의 암실>은 색다른 서사적 배치와 수사를 통해 이전에 없던 독특한 인식과 표상을 창출하는 헤테로토피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상(李箱, 1910.08.20~1937.04.17)
일제강점기의 시인, 작가,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
본명은 김해경(金海卿)
본관은 강릉 김씨(江陵 金氏)
서울 출생
이상은 1930년대를 전후하여 세계를 풍미하던 자의식 문학시대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의식문학의 선구자인 동시에 초현실주의적 시인이다. 감각의 착란(錯亂), 객관적 우연의 모색 등 비상식적인 세계는 이상 그의 시를 난해한 것으로 성격 짓는 요인이다. 근본적으로는 현실에 대한 비극적이고 지적인 반응에 기인한다. 이상의 지적 태도는 의식의 내면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명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무의식의 메커니즘을 시세계에 도입하여 시상의 영토를 확장하게 하였다. 이상의 시는 전반적으로 억압된 의식과 욕구 좌절의 현실에서 새로운 대상(代償) 세계로 탈출하려 시도하는 초현실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