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사회 운동을 하다가 학교에서 쫓겨나서 '들'을 벗삼아 사는 한 주인공의 이야기로, 세상 사회의 부자유스러움과 속박에서 벗어난 기쁨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도 『화분』과 마찬가지로 죄 의식이 전혀 없는 성(性)의식이 나타나 있다. 즉, '들'의 서정적인 배경 속에서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는 자연적 욕구의 일부분이면서 도덕적 가치 이전의 근원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이효석의 에로티시즘의 미학은 그의 자연 회귀 소설의 기저를 이루는 미학적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효석을 가리켜 흔히 「소설을 배반한 소설가」, 또는 「위장된 순응주의자」라는 단적인 평가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종래의 경향적 색채에서 탈피하여 자연으로의 회귀를 통한, 인간의 근원적인 서정 세계를 구축했다는 의견과 상통한다고 하겠다.
이효석(李孝石, 1907-1942, 가산 可山)
소설가.
강원도 평창생. 제일고보, 경성제대 영문과 졸업
1928년 [조선지광(朝鮮之光)]에 단편 <도시와 유령> 발표, 등단
함북 경성농업학교, 평양 숭실 전문학교 교편 생활
초기에 '동반자(同伴者) 작가'로 활동 : 단편 <도시와 유령>(1928)을 발표
1933년 구인회(九人會) 회원으로 참가.
그는 외유 내강의 성격으로 옷차림도 스마트했고 두주급의 주량에 구두도 칠피 단화에 여자 구두 모양 형상의 장식이 있는 것을 즐겨 신고 다닌 댄디스트였다. 데뷔 초기에는 동반작가로서 현실 고발의 리얼리즘적 셩향을 보였으나, 1933년 <돈> 이후부터는 시적 서정적 경지의 토착적 자연주의와 탐미적 관능주의의 경향을 보여, 30년대 우리 나라 낭만주의 문학의 최고봉을 이루었다.
작품으로는 <노령근해> (1937) <돈><수탉>(1933) <산>(1936) <메밀꽃 필 무렵
>(1936) <화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