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집에서 나고 집에서 살고 집에서 죽는다.
채만식의 중편소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집이란 가장 편리한 발명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집에서 나고 집에서 살고 집에서 죽고 하게만 마련인 것은 가장 불편한 생리(生理)의 하나일 것이다.
초가삼간이라더니, 다섯 칸짜리 초가집이었다.
2백 70원에 샀다. 매칸에 2백 70원이 아니라, 모두 해서 집값이 2백 70원이다.
땅은 제 땅이 아니고 하천 가로 묵어자빠진 국유지였으나 그렇더라도 서울 같으면 웬만한 집 반칸 값도 채 못된다.
채만식 (蔡萬植, 1902-1950)
전북 옥구 출생,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학과를 수학했고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개벽>사의 기자를 역임했다.그는 1924년 12월호 <조선문단>에 단편 <세길로>를 추천받고 등단. 그러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은 1930년대에 접어 들어 <조선지광>, <조광>, <신동아> 등에 단편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면서 시작. 1932년부터는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나 작품 경향으로 한때 그는 동반자 작가로 불리운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창작하였으나 후기에는 풍자적이고 토속적인 면에서 다루어진 작품이 많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에 <탁류>(1937), <태평천하>(1937), 그리고 단편에 <레디 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7) <논이야기> <역로>등이 있다.
장편 《탁류(濁流)》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사건을 놓고 사회의 비리를 풍자한 작품이다. 1973년에는 유고로 중편 《과도기(過渡期)》와 희곡 《가죽버선》이 발견되어 《문학사상(文學思想)》지에 발표되었다. 저서로 《채만식단편집》 《탁류》 《천하태평춘(天下太平春)》 《집》(단편집) 등이 있고 8 ·15광복 후에는 《여자의 일생》 《황금광시대(黃金狂時代)》 《잘난 사람들》 등을 남겼다.